엄마1 어느 날의 저녁 준비 닫아놓은 안방 문이지만 어쩔 수 없이 간간이 흘러나오는 통화 소리가 장장 1시간 만에 멎었다. 곧 엄마가 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. 티비 소리와 엄마의 부엌으로 향하는 발걸음 소리가 어우러졌다. 개수대에서 그릇 부딪치는 소리가 나면서 엄마의 부름이 이어졌다. “저녁은 뭘로 먹을까? 갈치조림 괜찮아?” “엄마 마음대로.” “해서 안 먹으면 어떻게 내가 다 먹어. 같이 먹어야 하지.” “그럼 해.” “근데 느이 아버지는 비리다고 싫어할 것 같네. 뭘 하지?” 뒤이어 엄마의 저녁 반찬에 대한 혼잣말이 이어졌다. 심도 있는 투덜거림이다. 시계가 오후 다섯 시 십오분을 가리켰다. 여섯 시면 아빠는 일을 마치고 돌아오거나 때로는 지인들과 어울리다 밤늦게 들어올 텐데 오늘은 일찍 오는 날인 가보다. 시계 초침 움직임.. 2023. 12. 19. 이전 1 다음